독립.
7월 1일, 이사.
7월 2일, 새로운 생활용품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를 잘못 타서 엉뚱한 곳에 내리게 되었다. 주택가나 상점가도 아닌, 허허벌판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였을 때, 나 자신이 한심하기까지 했다. 막 이사했다고 해도, 아니 역으로 막 이사해서는 길을 잃다니.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느낌이 들어 우울해졌다.
더운 날씨가 원망스러워 올려다 본 하늘에, 뜨겁게 타는 해 옆에 무지개가 떠 있었다.
순간 멍 했다. 전에도 무지개를 본 적이 있었다. 이대 목동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고 돌아오는 다리 위에서 크고 선명한. 그때는 차에 타고 있어서 유리창 너머로 봤었기에, 나의 눈으로 내 다리로 서서 보는 무지개는 처음이었다. 괜찮아, 내가 함께 할게.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위로받은 기분이었다. 마치 이사를, 독립을 축하한다며, 너에게 행운을 줄게. 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