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ENA
2020. 8. 2. 21:43
네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트리거를 당겨. 안그래도 자존감이 낮아지던 요즘, 네가 날 바닥으로 떨어뜨렸어. 바닥은 아닌가, 쓰러지고 나니 눈 앞에 절벽이 보여. 떨어지지 않으려 나름 정신차리고 피하는 거야. 너의 손에 밀려 떨어질 일도, 도망가고 싶어 내가 뛰어내릴 일도 없게.
난 딱 그 정도의 존재.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지만 딱히 갖고 싶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존재. 옆에 있으면 좋겠지만, 절실히 옆에 두고 싶은 정도는 아닌. 내가 원하는 게 있어도 네가 날 필요로 하는 걸로 만족해야 하는 존재. 나 그거 그만하고 싶어. 나도 사랑받고 싶어.
그 와중에도 너에게 모진 말은 못하고, 조금 쉬겠다고 톡을 보내. 그래, 네가 무슨 잘못이겠어. 정리하지 못하는 내가 잘못이지, 너든, 그 감정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