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ENA 2020. 9. 29. 05:08

그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아이가 생겼다는 것은, 논리적인 개념 그 너머의 의미가 존재한다. 그것은 다수의 사람들의 삶이 바뀌는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큰 사건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임신한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위해 임신을 중절하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이해한다. 

여자는 3개월이 되어서야 중절 수술을 하러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사실 여자는 그 뒤를 생각할 정신이 없었다.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기도 벅찼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망설이다 꺼낸 말은, 그 무엇보다 무거워 고개가 아래로 꺾였다. 열아홉의 어린 여자아이의 인생을 그대로 흘러가게 둘 수 없었던 부모는 수술을 진행하고자 했지만, 여자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의사가 보여준 작은 아이의 심장, 들려준 고동소리가 그녀를 붙잡는 듯했다.

또 다른 여자가 있다. 애인과 관계 후 돌아오지 않는 주기에 불안에 떨던 여자는, 관계한 날로부터 2주가 지나자마자 테스트기를 사용해야 했다. 선명한 두 줄을 확인한 여자는, 애인에게 알렸고 어떠한 결정을 내려도 존중하겠다는 말 뒤에 숨은 애인에게 수슬을 할 거라 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이렇게 하고자 몇 번이고 생각했던 여자는 덤덤하게 수술을 잡고 진행했다. 그리고 모든 절차가 끝나고 마취에서 깬 여자는 배를 붙잡고 오열했다. 실재하지 않는 통증에 아프다며, 대상을 모를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