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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시선/새벽에 쓰는 일기

나의 감정, 우울.

어딘 가에 잠겨 있던 우울들이 고개를 들이밀고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면, 행선지가 정해져 있는 타임머신을 타고 난 다시 시간여행을 해.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그 기억으로.

이런 나에게, 언젠가 친구는 말했지. 아플 걸 뻔히 알면서도 계속 그 시간여행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나는 아직도 그에 대한 온전한 대답을 주지 못한다는 거야. 이유라, 글쎄.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것은 절대 내 의지가 아니라는 거야. 웃기지? 내가 하는 생각임에도 나의 의지가 아니라는 게. 단어 하나에, 한 순간의 장면에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 늪으로 빠져버리는 거야. 발버둥 치면 더 깊게 잠기는 그런, 무서운 감정의 늪에.

어떻게 하면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답은 하나더라. 모든 것을 멈추는 것, 나의 숨마저. 그러니 아직 내가 숨을 쉬고 있는 한,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거야. 안타까운 일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나약한 것일 수도, 한낱 감정을 못 잊어 그러는 것일 수도, 단지 미련일 수도 있는데 그게 또 막상 말처럼 쉽지는 않아.
그 마저도 구분하지 못하거든.

그래서 난, 우울하면 이렇게 글을 써. 지금처럼 내 감정이나 생각, 상황을 담아내거나
조금더 직면하고 싶을 때는, 날 우울에 빠지게 한 그 상황에 대해 그때의 나의 감정에 대해 서술하지. 마치 그것은 글일 뿐인 양, 적어버리는 거야. 나의 글감으로만 존재한다는 듯이 말이야. 글을 적어 SNS에 올리고 나면, 사람들이 흔적을 남겨. 그 나의 마음에. 그렇게 울리는 알림 창을 보고 있으면 그래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해. 사실 아무 이유 없이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냥 그나마 힘이 되더라.

글을 쉬고, 다시 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인들이 힘들어하거나 감정을 정리하려 할 때 글을 쓰기를 권하고 있어. 나는 이것으로 극복했고, 극복해나가고 있으니 말이야. 꽤나 나에겐 힘이 되는 일이었어.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주기도 했고. 그렇게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야.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를 보게 되거나, 나를 위로할 수 있고 보듬어줄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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