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를 그리고,
시를 읽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이에요.
쌀쌀해진 날씨를 느낄 여유도 없이,
집 안에 갇혀 지내는 하루하루가 지속되고 있어요. 업무 회의로 인해 출근하는 매주 화요일이 오면 되려 낯설죠. 이전에는 매일 출근하는 것이 당연했는데도 불구하고요.
핸드드립 커피를 매일 내려 마시니 잠은 서너 시간으로 충분한가 봐요. 아니, 왕복 네 시간을 출퇴근하지 않아서 기력이 남는 것일 수도 있고요.
유화는 배워본 적도 그려본 적도 없어요. 요즘 유행하는 피포페인팅을 몇 번 해보면서 재미를 느꼈는지, 유화 물감부터 덜컥 사버린 거죠. 물감과 종이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칠할 때 개서 쓰는 오일과 붓 세척액이 따로 있다네요. 주문을 해놓고도 기다리지 못해 사둔 캔버스를 다 칠해버렸어요. 이러다 가지고 있던 붓이 망가질까 걱정이네요.
'시요일'이라는 앱을 아시나요? 요즘 여기서 시를 읽어요. 모든 시집을 살 수 없어 이용하긴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매우 불편하더라고요. 유료로 확장 기능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앱을 켜서 보여주는 화면 이외의 것은 다 유료로 제공하더라고요. 아니,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시를 읽고 마음에 드는 시를 따로 담아두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그게 유료 기능이라 사용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따로 노트에 필사를 하기로 했어요. 시 전체를 옮겨 적기도 하고, 어떤 시는 마음에 드는 구절만 몇 줄 적기도 해요. 함축적인 게 특징이라 그런지, 단어 하나가 마음을 울리거나 추억을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요즘의 당신은 어떤가요.
무언가 재미를 느끼는 일이 있나요?
좋아하는 시가 있나요?
출근하면서 사람들을 보니, 문득 당신의 요즘이 궁금해지네요.
생각과 시선/새벽에 쓰는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