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도 안 난다.
처음 알바를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였다.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달간 알바를 해서 번 돈은 93만 원 정도. 전액을 대출 상환으로 썼던 게 기억이 난다. 지금은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많은지 적은 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해졌고, 매달 크고 작은 소비로 인해 월급 받으면 무언가를 사야지 하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갖고 싶을 때 살 정도의 돈은 있었으니까. 물론 카드 사용도 익숙해졌고.
사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는 이곳에서 생활비로 충당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곳에서 정착하는데 돈을 써야 했기 때문에. 그리고는 회사 기숙사에 살면서 돈을 쓴다는 개념보다는 가능한 대로 조금씩 돈을 모았던 것 같다. 독립하기 위해서. 보증금과 이사 비용을 모아 독립한 후에 내가 산 것은, 빔 프로젝터와 미러리스 카메라였다. 혼자 살면서 사고 싶었던 물건은 다 샀던 것 같다.
지금은, 매달 사고 싶은 걸 사면서 지낸다. 핸드 드립 커피에 유화를 그리기 위한 도구들, 넷플릭스나 리디북스 등 내가 원하는 것은 돈을 지불하고 즐길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