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삶
여행으로 오면 재밌지, 라는 말을 5년 간 살면서 많이도 했던 것 같다. 내가 처음 외국으로 나온 것이 취업을 하면서 삶의 거주지를 옮긴 것이었는데, 지내면서 사람들이 일본 생활이 어떠냐 물어보면 저렇게 답하고는 했다.
맞는 말이다. 여행으로 와야 재밌지, 신주쿠역이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이 무척 몰리는 환승지일 때는 하나도 재미없다. 특히, 출퇴근길. 만약 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산다던가, 재밌게 일본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면, 기준을 한국에 두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제 나는 일본이 일상이고 내 삶이고 거주지이다. 내가 서울에서 살았을 때, 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았을까? 지방 도시에서 상경한 사람들처럼 서울이 즐겁고 재밌었나? 아니다. 난 하루하루가 똑같은 곳에서 삶을 살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익숙해서 이젠 지루하기까지한 이 타지 생활에서 나는, 여행보다는 짧은 삶이라도 ‘살아보는 것’이 더 많은 깨달음을 준다는 결론을 얻었다.
아무리 취업으로 일본에 왔다지만, 타지에서의 생활은 설렐 수 밖에 없다.
전공을 선택하고 진로를 고민할 때도 프로젝트에 따라 거처를 옮겨 다니며 여러 곳에서 살아 볼 수 있는 SI 업체에 취직하고 싶었다.
한 곳에 머물며 정착하는 삶도 안정감있지만, 나는 삶의 안정을 원하지 않았다. 즐거움을 원했다.
그런 나에게 일본 생활은 더없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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